나이가 들어간다는 것은 겉모습만 변하는 것이 아니라 내 안에 있는 속사람도 바뀌어 가는 것입니다.
자기밖에 모르고 철없던 아이에서 부모로부터 독립된 주체적인 인간으로,
또 자신과 가족 그리고 사회에 대해 책임감을 지닌 성인으로 바뀌어 갑니다.
"내가 아이였을 때에는 아이처럼 말하고 아이처럼 생각하고 아이처럼 헤아렸습니다.
그러나 어른이 되어서는 아이 적의 것들을 그만두었습니다.(1코린 13.11)"라는 말씀처럼 말입니다.
나이가 들면 아까워도 버려야 할 것들이 점점 더 많아집니다.
젊은이들처럼 자신과 남을 비교하는 일, 자기 기준으로 남을 판단하고 평가하여 남에게 상처 주는 말,
책임지지 못할 허풍이나 헛된 약속은 버려야 합니다.
남보다 많이 가지려는 욕심, 남보다 높이 서려는 야심, 손해 보지 않으려는 이기심,
자랑하고 싶어 하는 허영심, 남과의 비교에서 오는 질투나 시기심도 버려야 합니다.
생각 없고 조심스럽지 못한 행동, 육신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할 일을 내일로 미루는 게으름,
그리고 무모한 도전 뿐 아니라 해보지도 않고 물러서 버리는 비굴함도 버려야 합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우리는 버려야만 얻을 수 있습니다.
재물에 대한 욕심을 버림으로써 비로소 마음의 평안과 만족을 누릴 수 있습니다.
자녀나 친구에 대한 이기적인 욕심을 버림으로써 사람 사이의 사랑과 정을 온전히 회복할 수 있습니다.
자리에 대한 집착과 지위에 대한 허영을 버림으로써 낮은 자리로 돌아가 봉사하는 기쁨을 만끽할 수 있습니다.
어린이의 미숙함은 벗고 노년의 성숙과 지혜로 새롭게 옷 입으십시오.
꾸미지 않아도 존재의 향기로 노년의 품위가 느껴지도록 노력하십시오.
대접받으려고 기다리는 것은 어른스러운 행동이 아니라, 오히려 유치하고 미숙한 행동입니다.
나를 낯추고 남을 높이신 예수님처럼 섬김의 자세로 사는 것이 가장 어른스럽고 멋진 일일 것입니다.
아까운 것들을 버려야 진정한 사랑을 얻을 수 있는 것처럼,
아까운 것들을 버리고 (사실 생각해보면 아까울 것도 없습니다만) 지혜롭고 품위 있는 노년이 되십시오.
- 서울대교구 사목국, 길잡이 에서 -
'묵상 글 > - 묵상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 그림의 주인공은? (0) | 2011.09.07 |
---|---|
예수님의 부족한 손과 발이 되어 (0) | 2011.09.06 |
[스크랩] 하느님의 기도../ 에너벨리 낭송 (0) | 2011.09.02 |
자신의 뜻을 마치 하느님 뜻인 것처럼... (0) | 2011.09.01 |
사랑의 안경 (0) | 2011.08.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