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에 온지 6-7년 된 것 같다.
손바닥 만한 아주 작은 화분을 사 왔었다.
한 해 꽃을 피우고 나면 가지가 두 가닥으로 뻗고, 다시 또 두 가닥으로 반복해서 뻗다보니
지금은 상당이 큰 선인장이 되었다.
줄기가 '게'의 집게 같은 느낌이 나서 게발선인장이라고들 하는가 보다.
게발선인장은 대체로 겨울에 꽃을 피운다.
우리집에 온 이 녀석은 꼭 수능때가 되면 꽃을 활짝 피운다.
그래서 나는 이 녀석에게 '수능꽃'이라는 별명을 지어주었다.
올해도 어김없이 수능때가 다가오니 가지끝 마다 꽃몽오리가 맺히더니
급기야 꽃망울을 활짝 터뜨리기 시작했다.
가지 끝마다 꽃이 달렸으니
화분 전체에 불이라도 난 듯 화려하기 그지없고
꽃색깔이 얼마나 화려한지 이런 꽃 보기 쉽지 않다.
꽃을 보고 있노라면
마치 하늘을 향해 비상하는 봉황의 자태 같기도 하다.
수능은 늘 11월 중순에 치르고, 남편의 생일은 양력 11월 15일이다.
2006년 큰아들은 아빠 생일 날 수능을 치뤘었다.
이제 우리집에는 수능을 더 이상 치룰 아이가 없다.
지난 11월 15일 남편 생일날 생각했었다.
이제는 이 녀석의 별명을 바꿔줘야겠다고...
그리고 남편에게도 이야기 해줬다.
"이제부터 얘는 수능꽃이 아니라
당신 생일 축하꽃이랍니다."
예쁘고 고운 아이들아!
내년도, 후년도, 앞으로 쭉 11월 15일이 되면
꽃을 활짝 피워서 아빠 생신 축하해드려야 한다.
알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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