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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호수 이야기/- 일상에서

누린내꽃을 건드렸을 때처럼...

by 하늘 호수 2012. 10. 3.

 

 

 

 

세상에는 예쁜 사람들이 많습니다.

하하 호호 웃으며 행복한 모습의 사람들이 많습니다.

친절한 사람들도 많습니다.

세상의 남부러울 것 없이 멋지게 사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참 아름다운 사람들입니다.

 

 

이렇게 아름다운 사람들에게 가끔은 상채기가 날 때가 있습니다.

상채기에서는 냄새가 납니다.

아픔의 냄새, 슬픔의 냄새, 괴로움의 냄새, 쓰라림의 냄새, 우울함의 냄새

그런 냄새들이 납니다.

 

 

상채기속에는 많은 것이 숨겨져 있습니다.

무의식의 세계라는 상채기속에는 담겨져 있는 것이 있습니다. 

충족하지 못했던 욕구들이 담겨져 있습니다.

가족을 잃은 충격이 담겨져 있습니다.

슬픈 기억이 담겨져 있습니다.

어느 날 느꼈던 수치심이 담겨져 있습니다.

사랑에 굶주렸던 기억이 담겨져 있습니다.

육체적 굶주림의 기억이 담겨져 있습니다.

몸을 떨게 할만한 폭력을 당했던 기억이 담겨져 있습니다.

성폭력의 기억이 담겨져 있습니다.

누군가와 늘 비교당해야만 했던 기억이 담겨져 있습니다.

질투심을 느끼곤 하던 기억이 담겨져 있습니다.

열등감에 사로잡혔던 기억이 담겨져 있습니다.

외롭기만 했던 삶의 기억이 담겨져 있습니다.

강한 배신감의 기억이 담겨져 있습니다.

도저히 용서할 수 없는 기억이 담겨져 있습니다.

 

 

갖가지 사연의 무의식 세계를 품고 있는 사람들을

누군가가 살짝 건드려 상채기가 날 때

"뻥~~"하고

터져버릴 때가 있습니다.

그때는 걷잡을 수 없이 누린내가 퍼져 나옵니다.

마치 예쁜 누린내꽃을 살짝 건드렸을 때처럼 말입니다.

누린내는 폭력으로 나타나기도 하고

우울증과 같은 정신적 질환으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암과 같은 육체적 질병으로 나타나기도 하고

마약이나 도박, 알콜 증독으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상채기가 나서 뻥하고 터졌을 때

그 때 우리는 무의식에 담겨져 있던 기억들을 살펴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기억속의 나를 잘 다독거려 줍시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고, 사랑해 주지 않을 기억속의 나

기억속의 나를 쓰다듬어 주고 사랑해 줍시다.

때론 나에게 맛있는 것도 사주고, 아름다운 풍경도 보여줍시다.

그럴 수 밖에 없었겠노라고 인정해 주고, 위로해 주고, 공감해 줍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잘 살아왔다고 칭찬해 주고, 용기를 북돋아 줍시다.

용서합시다.

그리고

크게 한 번 안아줍시다.

 

 

어느 날부터는 그 상채기에서

누린내가 아닌 로즈마리 향이 은은하게 퍼지도록...

 

 

 


♬   ~섹소폰 연주/  평화를 너에게주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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