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분은 결국 외롭게 십자가상에서 돌아가셨습니다.
사람들의 바람이 예수님의 가르침과 달랐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예수님을 오해했습니다.
일곱 번 용서하면 충분할 줄 알았는데 일흔일곱 번이라도 용서하라 하시고,
한 대 맞으면 두 대 때리고 싶은데 다른 뺨마저 내놓으라 하시고,
윗자리에 좀 앉아 볼까 했더니 무안하게 끝자리에 내려앉으라 하시며,
성당에서 기도하면 어때서 골방에 들어가 기도하라 하시고,
큰 맘 먹고 거금을 헌금했는데 과부의 푼돈만도 못하다고 무시하셨습니다.
법대로 이혼장을 써주면 이혼할 수 있다고 배웠는데 아내를 버리면 천벌을 받으리라 겁주시고,
재물을 좀 쌓아두려 했더니 오늘 밤에 데려가신다고 협박하시고,
뭐가 그리 급하시다고 아버지의 장례까지 남들에게 맡기고 당신을 따라오라 하셨습니다.
도대체 예수님은 사사건건 그들이 하고 싶은 것을 못하게 하셨고,
잘했다 싶은 것도 전혀 칭찬해주지 않으셨으며,
위로를 좀 받으려고 했을 때는, 더 힘든 멍에와 십자가를 내미셨습니다.
무언간 바라는 마음은 실망과 배신의 씨가 될지도 모릅니다.
우리도 주님께 이러저러한 것을 바라고 있다면 잘 생각해보아야 합니다.
:
기도하고 노력하며 '우리의 뜻'이 이루어지는 것이 신앙입니까?
'주님의 뜻'이 이루어지는 것이 신앙입니까?
주님 그분의 생각은 우리의 생각과 다르고,
그분의 길 또한 우리의 길과 다르니
신앙의 길은 그리 쉬운 길이 아닙니다.
:
- 서울주보, 고찬근 루카 신부님 글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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