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한 번 교차했다고 해서
예전의 신학 교재 가운데 <예수는 자유의 몸이시다>라는 책이 있었습니다.
이 책으로 공부한 지가 이십 년도 더 넘어 구체적인 내용은 솔직히 잘 기억나지 않습니다.
하지만 책 제목은 처음부터 강렬하게 저를 사로잡았고,
기억에서 지워지지 않았습니다.
세월이 흐르면서 그리스도인의 삶이란 예수님께서 '자유의 몸'이시라는 사실을 올바르게 깨닫고
그 자유를 닮는 것임을 더욱 실감합니다.
주님의 자유를 깨닫고 닮는 것은 그분께서 걸어가신 길을 따름으로써 가능할 것입니다.
자신의 길과 그분의 길이 '우연히' 한 번 교차했다고 하여
자유의 몸이신 예수님의 생각과 길을 자신이 다 파악했다고 여긴다면
큰 착각이요 불행일 것입니다.
주님의 자유를 근본적으로 오해하는 바리사이들과 율법학자들의 모습을 오늘 복음에서 볼 수 있습니다.
자신의 생각과 뜻이 주님의 말씀과 일치한 체험들이
반드시 자유로운신 주님을 바라보며 변함없이 그리고 발걸음을 향하게 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자신이 가는 길이 모두 주님의 길이요 그분의 뜻이라는 아집에 빠지게 할 수도 있습니다.
주님의 길이 자신의 길에서 비록 멀리 떨어져 있다 하더라도
그분의 길을 바라보며 겸손하고 꾸준히 그 방향으로 나아갈 때
우리의 인생길은 점점 주님의 자유 안으로 모일 것입니다.
이것이야말로 우리가 진정 주님의 자유를 함께 나누어 받고 숨 쉬며 누리는 길입니다.
- 2014. 8. 5. 매일미사 오늘의 묵상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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