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명자산 성지
치명자(治命者)는 '목숨을 바친 자'라는 뜻이다. 승암산과 중바위로 불리던 이곳이 치명자산이라 불린 것은 1914년 전동성당을 건축하신 보두네 신부가 호남의 사도라 불리는 복자 유항검 아우구스티노의 가족 순교자들을 산 정상에 모시면서 신앙을 지키기 위해 순교한 순교자들을 기리고 현양하는 의미가 담겨 있다.
치명자산 정상에는 초남이에서 복음을 전하다 신유년(1801년) 천주교 박해로 순교한 복자 유항검 아우구스티노의 가족 순교자 일곱 분이 합장되어 있다. 이 순교자들 중 다섯 분은 2014년 교황 프란치스코에 의해 시복되었다.
치명자산 입구에서부터 시작되는 산길에는 예수님의 수난과 죽음을 묵상하며 기도하는 '골고타 십자가의 길'이 있다. 순교자들의 신앙을 묵상하며 바치는 십자가의 길 기도는 세상에서 가장 돋보이는 성지순례 기도의 길이다.
해발 300여 미터의 산 정상 순교자 묘지 아래에는 1994년 건립된 기념 성당이 있다. 이 산상기념성당과 순교자기념관은 '한국순교사의 가장 찬란한 진주'라 칭송받는 동정부부 순교복자 유중철 요한과 이순이 루갈다의 신앙과 사랑을 깊이 느낄 수 있는 아름다운 성전이다
순교자 묘 위쪽에는 십자가 오른쪽에 예수-마리아 바위가 있어서 기도하는 이들에게 영적인 신비를 더해준다
치명자산 정상의 순교자 가족묘 십자가 오른쪽에는 태고 적부터 천연기암이 자리 잡고 있었다.
이 산에 순교자 가족들을 모신 순교자들의 거룩한 신앙을 기리기 위하여 이 묘지를 찾는 신자들의 발걸음이 새벽부터 그치지 않았다. 그들의 기도에 응답하듯이 이 천연기암은 하느님의 사랑에 온전히 응답하시는 예수님과 성모님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묘지쪽에서 바라본 바위에는 십자가의 죽음을 앞두고 겟세마니 동산에서 아버지께 의탁하여 간절히 기도하시는 예수님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이 예수님의 형상을 통해 신자들은 하느님의 사랑에 대한 믿음을 충실하게 증거한 순교자들의 신앙을 본받아 예수님처럼 하느님께 의탁하며 열렬히 기도하는 마음을 갖게 된다.
이 바위를 반대편 쪽에서 바라보면 십자가를 향해 서계신 성모님의 형상을 볼 수 있다. 순교자들이 간직하고 살았던 하느님을 향한 오롯한 신앙을 보여주는 이 형상은 예수님의 곁에 서서 십자가의 길을 끝까지 걸어가신 성모님과 함께 우리도 자신의 십자가를 용감하게 지고 갈 수 있는 용기를 얻게 된다.
광주에 이어 전주에 머물 집이 생겨서 감사하다.
가끔 전주에 오게 되니, 전주에 머물 때마다 주변 성지를 돌아보려고 한다.
첫번째로 다녀온 곳은 전동성당이었고, 치명자산이 두 번째다.
흐린 날 오른 치명자산이었다.
한바탕 쏟아질 비가 한동안 머물러 준 덕분에 순례를 마치고 내려오니 비가 쏟아지기 시작하였다.
숭고한 삶을 살다간 순교자들을 생각하며 그들의 신앙을 본받고, 주님 사랑을 실천하며 살고 싶다.
감사한 마음 간직하며..
(2021. 5. 7. 순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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