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에는 집안 행사가 하나 있었습니다.
시어머니 팔순 기념 행사 였지요.
가까운 친지들만 모시고 조촐하게 치뤘습니다.
집에서 식사를 하는 것도 아니지만 이것저것 준비하느라 몇일간은 분주하게 지냈습니다.
집안청소하랴 먹을 것 준비하랴 몇일간 고생 좀 하고 당일 저녁 손님들은 집에 들렀다가 가셨지요.
어제는 온 집안식구가 하루종일 비몽사몽....
몸으로 노동한 것은 별로 없는데 왜 그렇게 피곤이 몰려오는지....
결혼과 함께 시어머니와 함께 살았으니, 세 달만 더 지나면 만 20년을 채웁니다.
미운정 고운정 다 들었다고 할 수 있지요.
그 몇일 전...
술을 좀 하고 퇴근하던 남편이 산낙지를 사들고 들어 왔습니다.
목포사람은 산낙지를 좋아합니다. 덕분에 저도 좋아하게 되었구요.
산낙지를 안주로 삼아 술 한잔씩 하게 되었습니다.
팔순행사가 코앞에 다가왔으니 자연스레 어머니 이야기를 하게 되었지요.
순탄하게만 지나온 20년이 아니기에, 그 동안의 이야기를 하다가 갑자기
남편의 눈코입 부분이 빨갛게 되면서 눈물을 글썽이기 시작했습니다.
저에게 "고맙다"고 하면서요... '우째 이런일이??'
'평소에 보면 이럴사람이 아닌데 ???'
맺힌 눈물이 곧 흐를 것 같았는데
하필이면 그 순간에 학교 갔던 큰 아들이 현관을 열고 들어왔습니다.
아들아~ 왜 하필이면 그 시간이냐~~~
그리고 덧붙이기를
누가 먼저 죽을지는 모르지만 자기가 늙어 귀찮게하면 갖다 버리랍니다.
그래서 제가 그랬습니다.
"고려장 말입니까?
늙어서 고려장 당하지 않으려면 지금부터 잘 하세요..."
이제부터는 부부 싸움을 하면 제가 이길 것 같습니다.
어머니
인간이 입술에 올릴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단어
가장 아름다운 부름
희망과 사랑으로 가득 차
마음 깊은 곳으로부터 울려 나오는
달콤하고 다정한 언어
어머니는 모든 것
슬플 때 위로가 되고
절망에 빠졌을 때 희망이 되며
약할 때 힘이 되는 존재
사랑, 자비, 동정, 용서의 원천
어머니를 잃은 사람은
지친 몸을 뉘일 가슴을 잃은 것
축복하는 손을, 지켜보는 눈을
잃어버린 것
- 칼릴지브란 -
~ 쇼팽의 야상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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