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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호수 이야기/- 일상에서

보았습니다. 그이의 눈물을...

by 하늘 호수 2007. 12. 17.

 

 

 

지난 토요일에는 집안 행사가 하나 있었습니다.

시어머니 팔순 기념 행사 였지요.

가까운 친지들만 모시고 조촐하게 치뤘습니다.

집에서 식사를 하는 것도 아니지만 이것저것 준비하느라 몇일간은 분주하게 지냈습니다.

집안청소하랴 먹을 것 준비하랴 몇일간 고생 좀 하고 당일 저녁 손님들은 집에 들렀다가 가셨지요.

어제는 온 집안식구가 하루종일 비몽사몽....

몸으로 노동한 것은 별로 없는데 왜 그렇게 피곤이 몰려오는지....

 

결혼과 함께 시어머니와 함께 살았으니, 세 달만 더 지나면 만 20년을 채웁니다.

미운정 고운정 다 들었다고 할 수 있지요.

 

그 몇일 전...

술을 좀 하고 퇴근하던 남편이 산낙지를 사들고 들어 왔습니다.

목포사람은 산낙지를 좋아합니다. 덕분에 저도 좋아하게 되었구요.

산낙지를 안주로 삼아 술 한잔씩 하게 되었습니다.

팔순행사가 코앞에 다가왔으니 자연스레 어머니 이야기를 하게 되었지요.

 

순탄하게만 지나온 20년이 아니기에, 그 동안의 이야기를 하다가 갑자기

남편의 눈코입 부분이 빨갛게 되면서 눈물을 글썽이기 시작했습니다.

저에게 "고맙다"고 하면서요...  '우째 이런일이??'

'평소에 보면 이럴사람이 아닌데 ???'

맺힌 눈물이 곧 흐를 것 같았는데

하필이면 그 순간에 학교 갔던 큰 아들이 현관을 열고 들어왔습니다.

아들아~ 왜 하필이면 그 시간이냐~~~

 

그리고 덧붙이기를

누가 먼저 죽을지는 모르지만 자기가 늙어 귀찮게하면 갖다 버리랍니다.

그래서 제가 그랬습니다.

"고려장 말입니까?

  늙어서 고려장 당하지 않으려면 지금부터 잘 하세요..."

 

이제부터는 부부 싸움을 하면 제가 이길 것 같습니다.

 

 


 

 
     어머니
 
     인간이 입술에 올릴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단어
     가장 아름다운 부름
     희망과 사랑으로 가득 차
     마음 깊은 곳으로부터 울려 나오는
     달콤하고 다정한 언어
 
     어머니는 모든 것
 
     슬플 때 위로가 되고
     절망에 빠졌을 때 희망이 되며
     약할 때 힘이 되는 존재
     사랑, 자비, 동정, 용서의 원천
 
     어머니를 잃은 사람은
     지친 몸을 뉘일 가슴을 잃은 것
     축복하는 손을, 지켜보는 눈을
     잃어버린 것
 
 
        - 칼릴지브란 -
 
 
 

 


~ 쇼팽의 야상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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