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라노 김영미 이야기
한국예술종합학교 성악과 교수로 재직 중인 소프라노 김영미는 1977년 이탈리아 베로나 국제성악 콩쿠르 1위를 차지하는 등 세계 유수의 음악 콩쿠르에서 수상한 인물입니다. 그녀는 특히 1981년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루치아노 파바로티 국제성악 콩쿠르에 도전, 오페라 <사랑의 묘약>의 여주인공인 '아디나'로 발탁되어 파바로티 상대역으로 공연하게 됨으로써 세계무대의 한국 성악의 새 지평을 연 소프라노로 인정받았습니다.
바로 그 무렵 일을 그녀는 다음과 같이 증언합니다
하나님과 깊은 만남의 교제를 가지며 열린 내 인생의 3막은 하나님의 신비로운 손길을 참 많이 느낄 수 있었던 시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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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무렵 신인 성악가를 선발하는 루치아노 파바로티 콩쿠르가 있다는 소식을 큰언니가 전해 주었다. 드디어 다시 노래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는 반가움에 들뜬 마음으로 연락해 보았더니 이미 1차 예선 심사가 끝났다는 실망스러운 소식만 전해들을 수 있었다. 좋은 기회를 놓친 아쉬움과 1년을 더 기다려야 한다는 안타까움은 나를 절망으로 몰아넣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어머니는 포기하지 말고 기도하자고 말씀하셨다. 어머니와 언니 그리고 나, 세 사람은 한마음이 되어 일주일 동안 열심히 기도했고 기도를 마치신 어머니는 왠지 모르지만 콩쿠르 주최측에 다시 한 번 연락을 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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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말씀을 따라 다시 한 번 전화를 걸었고 수화기를 통해 믿기지 않는 답변을 들을 수 있었다.
"1차 예선 심사는 이미 끝났지만, 오디션에 대한 요청이 빗발쳐 한 번 더 예선을 시행하기로 했습니다."
할렐루야! 하나님이 우리 세 모녀가 드린 간절한 기도를 들어 주신 것이다.
콩쿠르 참가에 필요한 원서를 제출한 나는 1차 예선을 치르기 위해 세계적 테너인 파바로티앞에 섰다. 노래를 들은 그는 아주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2차 예선 때 다시 보자는 말을했다. 2차 예선에서 부를 <라보엠>의 아리아를 연습하고 있을 때였다. 테너와 소프라노의 이중창을 연습하라는 목소리가 마음속에서 계속 들려왔다. 지정곡도 아닌 이중창을 연습하는 것은 누가 보더라도 어리석은 일이었지만 나는 하나님이 시키시는 것으로 믿고 없는 시간을 떼어 이중창 곡을 따로 연습했다. 2차 예선 당일, 나는 떨리는 가슴으로 무대에 올랐다. 지정곡인 아리아의 소프라노 파트를 불렀을 때였다. 내가 노래하는 모습을 유심히 지켜보던 파바로티가 갑자기 이중창 곡을 불러보라고 요청했다. 순간 나는 눈물이 핑 돌면서 온몸에 전율을 느꼈지만 마음을 진정시킨 다음, 기량을 최대한으로 발휘하여 미리 연습해 둔 이중창 곡을 아름답게 마무리 지었다. 연신 "브라보!"를 외쳐대는 파바로티의 박수갈채를 받으며 나는 하나님의 개입하심으로 3차 관문까지 통과할 수 있었다. 그리고 얼마 안 있어 오페라단과 정식 계약을 체결하였다. 매니저를 둔 본격적인 오페라 가수의 삶이 시작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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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 새롭게 하소서 엮음, <새롭게 하소서> 참조)
- 차동엽신부의 '신나는' 복음묵상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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