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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일반/- 아! 어쩌나?

[아! 어쩌나?] 상담코너를 시작하면서..

by 하늘 호수 2009. 9. 30.

"[아! 어쩌나?] 상담코너를 시작하면서.."


 신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저는 앞으로 상담코너를 이끌어갈 서울 가좌동본당 홍성남 신부입니다. 이번 상담 코너는 서울대교구장 정진석 추기경님의 상담사목에 대한 깊은 열정과 관심에서 비롯된 사목방법 중 하나로 시작하는 것입니다.
 이 코너가 신자 여러분 마음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작은 도움이라도 되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며, 제가 아는 모든 지식을 동원해 도울 것을 다짐합니다.
 제가 영성상담에 관심을 두게 된 것은 아주 오래전부터였습니다. 대부분 상담가가 그렇지만 저 역시 상담심리에 관심을 두게 된 것이 다른 이를 돕기 위해서가 아니라 나 자신이 가진 심리적 문제를 해결하고픈 마음에서였습니다.
 마음이 힘들어 여러 사람을 찾아 답을 구하고 도움이 될만한 책도 보았지만 시원하게 답을 찾기가 어려웠습니다. 꼭 집어서 '당신의 문제가 이런 것이니 이렇게 해보시오'하는 말을 듣지 못해 막연하게 하느님 뜻을 따라 살아야 한다거나, 혹은 기도를 많이 하면 된다거나 믿음을 더 강하게 가지면 된다는 식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답답함은 더 커졌습니다.
 한참 마음 안의 문제에 답을 줄 사람을 찾아다니다가 우연히 상담 받을 기회를 얻었는데, 그때 처음으로 내 문제가 믿음이 약하거나 다른 신앙적 문제가 아니라 '관계 형성의 문제'였음을 알게 됐습니다.
 구체적으로 말씀드리자면, 우리는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관계 안에서 살아갑니다. 그런데 이 관계가 우리 인생에 엄청난 영향을 미쳐 사람을 아주 건강하게 만들 수도 있고, 아주 병약하고 미성숙하게 만들 수도 있습니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우리가 맺는 관계는 크게 세 가지입니다.
 '하느님과 나의 관계'(이것을 신앙생활이라고 하지요), '나와 너의 관계'(너라는 대상에는 부모님을 비롯한 수많은 사람이 포함됩니다. 그래서 이 관계를 사회적 관계라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중요한 것이 '나와 나 자신의 관계'입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두 가지 관계 즉, '신앙적 관계'와 '사회적 관계'에는 무척이나 많은 신경을 씁니다. 그런데 정작 나와 나 자신의 관계에 대해서는 무관심하다 못해 무지막지한 관계를 맺고 사는 사람이 너무나 많습니다.
 하느님이나 이웃은 사랑하려고 노력하면서도 자기 자신을 돌보고 사랑하는 것은 아예 시도조차 하지 않는 사람이 너무 많다는 것입니다. 종교인 가운데 지나치게 신앙생활에 매달리는 사람 중에 특히 많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렇게 자기 자신을 미워하면 우리에게 어떤 부작용이 생기는가. 육체적으로는 신경성이란 이름을 가진 병들이 발병하며 심리적으로는 우울증이 나타나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런 문제가 종교라는 외피 안에 숨어버리게 되면 치료 기회도 얻지 못하고 종교적 우울증과 구원 불안증, 병적인 죄책감, 세심증, 강박증 등으로 마치 암세포가 퍼져가듯이 마음 안에 심리적 암 덩어리를 만들어갑니다.
 그런데도 그런 상태를 치유하지 않고 그냥 두거나 혹은 더 자학적 삶을 살면 마치 고무줄이 늘어나다가 끊어지듯 정신병에 걸리게 됩니다. 저 역시 오랫동안 자신을 미워하고 자학하면서 살아왔습니다.
 건강한 기도를 한 것이 아니라 병적인 기도를 했고, 건강한 죄책감을 갖고 산 것이 아니라 병적 죄책감을 갖고 살았습니다. 그래서 겉으로는 웃는 얼굴을 하고 다니지만, 마음은 늘 불안하고, 공허하며 쫓기는듯한 심정으로 살아야만 했습니다.
 그러다가 상담을 접하고 대학원에서 영성상담심리를 전공하면서 비로소 많은 문제의 답을 찾게 됐고, 마음 안에 오랫동안 묻어뒀던 응어리를 풀 기회를 갖게 됐습니다.
 그 이후 신자들을 대상으로 상담을 하다 보니 적지않은 분들이 저와 비슷한 문제로 고민하고 고통을 겪고 계시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본당사목도 영성심리상담 관점에서 하면서 신자들 마음의 병을 치유하는데 나름대로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신자 여러분, 하느님이 누구이신가를 알려면 신학을 공부해야 하고, 육체적 질병의 원인을 알려면 의학을 공부해야 하듯이 마음의 병의 원인을 알려면 마음을 이해하는 공부를 해야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신자 여러분께 이 상담 코너를 통해 여러분의 마음을 이해하고 스스로 치유하는 방법, 그리고 가진 문제의 핵심이 어떤 것인지 나름대로 조언을 해 드릴까 합니다. 주님께서 이 상담코너를 통해 여러분께 치유의 은총을 내려주시길 간절히 기도합니다.
홍성남 신부(서울 가좌동본당 주임) doban87@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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