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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일반/- 아! 어쩌나?

[아! 어쩌나] 224. 편법으로 재산을 늘리는 사장에게 화가 납니다

by 하늘 호수 2013. 11. 13.

 

2013. 11. 10발행 [1239호]
 
[아! 어쩌나] 224. 편법으로 재산을 늘리는 사장에게 화가 납니다


   Q. 죄 중에도 사람에 대해 분노하는 마음이 가장 나쁘다고 들었습니다. 저는 지금 사장에 대한 화를 다스리기가 어렵습니다. 저임금에 이용만 당하는 것 같고, 교회를 다닌다면서 거짓말을 하고 편법을 써서 돈을 법니다. 부정으로 부를 축적하고 있지요.

 이러한 사장의 거짓말과 자기만 깨끗한 척하는 위선적 모습이 꼴 보기 싫습니다. 일반 서민들은 하루하루를 어렵게 살아가는데, 있는 사람들은 편법을 동원해 부당하게 재산을 불리는 것을 보면 화가 납니다. 심판은 하느님 몫이라고 들었습니다. 그리고 자신이 심판하지 않으려면 남을 함부로 판단하지 말라고 들었습니다. 어떻게 해야 마음속의 화를 잘 다스려서 제가 마음의 평화를 이룰 수 있을까요?
 

 A. 형제님이 가진 정의로운 마음은 바람직합니다. 형제님처럼 잘못된 것을 보고 비판하는 사람들이 있어야 건강한 사회가 만들어질 수 있지요. 만약 불의한 일들을 보고도 아무런 감정이 생기지 않는다면 참으로 심각한 정신적 문제일 것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잘못을 저지르는 사람을 매일 보면서 매일 분노한다면, 상대방이 아닌 형제님 자신의 마음이 병들 수 있습니다. 소위 '분노 중독증'에 걸리는 것입니다.

 심리학자 레드포드와 버지니아 윌리엄스는 지속적 분노에 대해 "'적대적 신드롬'에 놓인 사람들은 강도 높은 예민함으로 자기방어라는 인식 하에 다른 사람들에게 공격적으로 행동하려는 충동을 느낀다. 언어적 실제적 태도에 있어 저돌적 행동을 하고, 그러한 행동이 적대감을 강화시키고 충동에 대한 자제력을 잃게 하는 악순환에 빠진다. 흡연과 과식에 대한 충동을 받을 때가 많고 폭음할 가능성이 높다. 결국 대처 능력을 상실하고 다른 사람들과 불화를 일으켜 스스로 소외당하는 지경에 이른다"고 했습니다.

 사람들과 대화하다 보면 시국을 한탄하면서 분노를 터뜨리는 이들을 만날 때가 있습니다. 물론 그분들 마음이야 이해가 가지만 계속 분노를 터뜨리면서 다른 사람들이 말할 기회조차 주지 않고 본인 감정대로 대화를 몰아가는 사람들은 결국 다른 사람들에게 피곤함을 안겨줘서 기피 대상 1호가 되기 십상입니다.

 이런 경우는 다른 사람들 마음을 이해하고 배려해 주기보다 자기 감정에 빠져든 상태여서 누구라도 같이 하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형제님도 사장의 잘못에 매일같이 화를 내다 은연중에 소외당할지 모르니 주의해야 합니다. 또 한가지 형제님이 화를 내서 상대방을 변화시킬 수 있다면 화를 내는 것이 당연합니다. 그러나 상대방이 전혀 변할 기미가 없어 보이는데 화를 내는 것은 시간 낭비일 뿐입니다.

 차라리 화를 내는 시간에 더 열심히 기술을 익혀서 보란 듯이 공장을 차리고, 그런 사장과는 전혀 다른 사장의 삶을 사는 것이 진정한 용기입니다. 아무런 시도조차 못 하고 뒷전에서 욕만 하는 것은 지금은 스스로 괜찮은 사람인 듯한 착각과 감정을 갖지만, 장기적 관점에서는 변두리 인생을 살 가능성도 높으니 주의할 일입니다.

 화가 나는데 마음의 평화를 갖는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고, 단시간에 될 일도 아닙니다. 오랜 훈련이 필요한 것이지요. 주님께서는 늘 다른 사람들을 사랑하라고 하셨습니다. 이것은 의무적이고 윤리적인 관점에서 하신 말씀만은 아닙니다. 다른 사람들을 위해 기도하고, 사랑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바로 우리 마음 안에서 분노가 더는 크지 못하게 하는 기능을 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그 사장을 하느님께 봉헌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하느님께서 그의 인생을 이끌어가시게 마련입니다. 사실 분노란 어떤 의미에서는 세상사가 내 마음대로 되지 않아서 생긴 감정이기도 합니다. 인간은 본래 이기적 존재입니다. 그래서 세상사가 내 마음대로 되지 않으면 분노하고 떼를 쓰는 것입니다.

 형제님은 그 사장이 어떤 환경에서 자랐는지, 어떤 마음의 상처를 가지고 사는지 또 어떤 심리적 콤플렉스에 떠밀려 사는지 이해하려는 노력 없이 나름의 기준으로 사장을 단죄하고 있습니다. 정의로운 분노이기는 하지만, 그 내면을 들여다보면 이렇게 다른 면들이 보이는 것입니다. 부정을 저지르고 잘못을 저지른 사람들을 비난하고 화를 내는 것은 누구라도 하는 것이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적어도 그리스도를 주님으로 모시는 그리스도인들은 원수를 사랑하라는 주님 말씀처럼, 그가 회개하고 바른길로 들어서길 기도해 줘야 합니다. 그런 가운데 형제님의 분노도 가라앉을 것입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자신의 분노가 어디에서 온 것인지 자신과 솔직한 대화를 하시길 바랍니다. 그렇지 않으면 분노로 자신의 문제를 숨기는 기만행위를 할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홍성남 신부 (가톨릭영성심리상담소장)
    상담전화: 02-727-2516

 

- 평화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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