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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호수 이야기/- 카메라와 친구하기

너, 꽃나무였니? - 행복나무(해피트리)

by 하늘 호수 2015. 12. 25.

 

 

 

이 나무...

우리집에 온지 몇 년 되었다.

이름도 잊었다.

그동안 분갈이도 못해줘서 미안하고

여름내내 밖에 내 놓았다가 춥기전에 들여놓았어아 했는데

서울이 가장 추운 날 익산에 있는 바람에 들여 놓지 못해서 미안했다.

서울 와서 보니 잎들이 얼었다.

늦게나마 화분을 거실로 들여놓고 물을 주고 살폈지만

잎들이 우수수 떨어지기를 거듭했다.

숱이 많이 없어진 나무지만, 아직도 계속 잎들이 떨어지곤 한다.

 

며칠 전 일이다.

청소기를 돌리려다 보니, 역시 화분 아래 나뭇잎들이 떨어져 있었다.

떨어진 잎을 줍고 있는데, 떨어진 잎들 사이에 두 송이의 꽃이 보였다.

 

"이게 뭐야?  왠 꽃이지? 큰아들이 생일이라고 꽃다발을 받아왔었나?"

그러나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꽃다발을 본 일이 없다.

어디서 떨어진 꽃인지 알 수가 없다.

 

그러다가

'설마... 너 ?'  하는 마음으로 나무를 올려다 보았다.

 

나무 가지 사이 사이를 자세히 살펴 보니

맨 꼭대기 가지 사이에 두 개의 꽃진자리가 눈에 띄였다.

 

"세상에나~~ 너, 꽃나무였니?"

 

네가 피운 꽃이라고는 믿어지지가 않는다.

네가 꽃을 피우는 나무라고는 상상해 본 적도 없다.

네가 꽃을 피우는 나무라는 것을 알았더라면 가끔씩 살펴보기라도 했을텐데

꽃을 피우고 있는 동안에는 보지 못하고 꽃이 떨어진 다음에야 알아차렸구나.

정말 미안하다. 그리고 고맙다.

 

떨어진 꽃에게 너무 미안해, 그릇에 물을 담아와 담가주었다.

좀 더 싱싱하게 있어주었으면 하는 바램으로...

 

 

 

 

 

 

 

 

 
꽃잎
- 이용범 詩, 유종화 곡, 허설 노래 -

 

 

바람불면 꽃잎하나
그대에게 꽃잎하나 날리고 싶어
그대에게 꽃잎하나 날리고 싶어
바람불면
그대곁에 달려가리
기다림으로 서 있을 그대
그대 가슴에 힘껏 안기리
그대 가슴에 힘껏 안기리 
  

 
 
 

 

 

 

 

 

 

두 송이의 꽃이 진 자리

 

 

 

 

생명이란 참 신비롭다는 것을 새삼 느낀다.

아무도 보지 않는 곳에서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다 하여도

제 몫을 묵묵히 다 해내는 아름다움.

나는 오늘도 그 아름다움을 본다.

 

 

 

 

 

더불어

메리 크리스마스 !!

 

아기 예수님의 탄생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아기 예수님께서 가져오신

사랑과 평화와 기쁨이 온 누리에 가득하기를 바랍니다.

 

가장 낮고 비천한 곳에서

가장 힘들게 살아가지만

묵묵히 삶을 살아내는 사람들에게

더욱 큰 은총을 내려주시기를 기도합니다.

 

기쁜 성탄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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