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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상 글/- 묵상 글

평신도로 부름받은 삶 - 식당 주인을 통해서

by 하늘 호수 2011. 7. 21.

 

 

 

 

 

 

영등포구 신길동 뒷골목 언덕배기에 있는 허름한 횟집은

누가 저런 집에 음식을, 그것도 회를 먹으러 갈까 싶을 만큼 허름하다.

그런데 그 식당은 언제 가도 손님으로 가득 차 있다.

비결은 횟감이 싱싱하고 값이 싸기 때문이다.

하지만 진짜 비결은 횟집을 운영하는 주인의 마음가짐, 곧 섬김의 마음가짐이다.

 

식당 주인은 이틀에 한 번씩 강원도 양양의 남애항을 찾아가 자연산 활어를 직접 사온다.

남애항은 양양군에서는 가장 큰 어항이다.

밤 11시에 서울을 출발한 그는 새벽에 남애항에 도착,

갓 잡아 온 각종 해산물을 입찰받아 곧바로 서울로 돌아온다.

싱싱한 자연산 해산물을 손님들에게 공급하기 위해 이틀마다 밤을 새워 강원도를 다녀오는 것이다.

그렇다고 비싼 가격을 받는 것도 아니다.

놀라울 정도로 값이 싸다.

 

만일 날씨가 좋지 않아 강원도 현지에서 출어하지 않는 날은 아예 식당 문을 닫다 버린다.

그래서 이 식당에 가려면 그날 문을 열었는지 미리 확인해야 한다.

 

이틀에 한 번씩 밤을 꼴딱 새우며 신선한 횟감을 사 가지고 와서 싸게 공급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인생이란 순례길에 지친 영혼들을 섬기기 위해서다.

그는 한 영혼이라도 더 많이 식당에 와서 행복해질 수 있다면

그것이 곧 자신의 행복이요 하느님의 행복이라고 믿는다.

그에게 생업장소인 식당은 평신도로서 하느님의 사명을 수행하는 곳이다.

 

 

- 송봉모 지음, 성바오딸 출판 <내 이름을 부르시는 그분>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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